텀블러 뚜껑 곰팡이, 베이킹소다로 2년 삽질했어요 — 진짜 해결책은 따로 있었어요
텀블러 하나 사면 웬만해서는 몇 년을 쓰는 편이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뚜껑에서 쉰내 비슷한 게 나기 시작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물로 잘 헹구면 되겠지" 싶어서. 그런데 냄새가 점점 짙어지더니, 어느 날 빨대 구멍 안쪽을 들여다봤다가 새카만 곰팡이들이 줄지어 있는 걸 발견했다. 순간 소름이 쫙 끼쳤다. 그때서야 "아, 뚜껑도 닦아야 하는구나" 싶었다. 그동안 베이킹소다에 불리고 식초로 헹구는 걸 반복했는데도 냄새는 전혀 빠지지 않았다. 2년 넘게 그 방법만 고집하다가, 결국 진짜 원인을 찾는 데까지 꽤 오래 걸렸다.
제가 2년 동안 해온 잘못된 청소법, 텀블러 곰팡이를 키운 주범이었어요
베이킹소다와 식초 조합, 중화되면서 효과가 반토막 나요
인터넷에 떠도는 흔한 팁이잖아요. 베이킹소다 뿌리고 식초 부으면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오면서 뭔가 청소가 되는 기분이 들고. 저도 그 기분에 속아서 2년을 그렇게 버텼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두 재료가 만나면 서로 중화되면서 세정력이 거의 사라진다고 한다. 알칼리성인 베이킹소다와 산성인 식초가 부딪히면 물과 이산화탄소로 변할 뿐, 곰팡이를 녹이거나 기름을 분해하는 힘은 온데간데없어진다. 게다가 실리콘 패킹 사이사이에 자리 잡은 곰팡이는 거품조차 닿지 못한다. 그냥 거품이 만들어내는 심리적 안정감에 의지한 셈이다.
통째로 물에 담그는 것, 오히려 곰팡이 온상을 만들었어요
솔직히 그때는 뚜껑이 분해되는지도 몰랐다. 그래서 뚜껑째로 물에 푹 담가서 베이킹소다를 풀었다. 그런데 이게 문제였다. 뚜껑 내부의 빈 공간에 물이 차면서 마르지를 않는다. 실리콘 개스킷과 플라스틱 사이에 습기가 계속 고여 있으니 곰팡이 입장에선 최적의 번식지가 따로 없다. 몇 달 지나니까 냄새는 더 심해지고 곰팡이는 검게 변해 있었다. 완전히 건조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그때서야 뼈저리게 깨달았다.
진짜 해결책, 텀블러 뚜껑을 완전 분해하고 과탄산소다로 태워라
먼저 뚜껑의 모든 부품을 분리하세요
내가 쓰는 건 헤이즈 스테인리스 500ml 모델인데, 뚜껑을 돌려서 열면 세 부분으로 갈린다. 빨대 마개(실리콘), 실리콘 개스킷(고무 패킹), 뚜껑 본체(플라스틱). 처음 분해할 때 빨대 마개가 꽉 끼어 있어서 이쑤시개로 살짝 들어 올려야 했다. 개스킷도 손톱으로 조금씩 뜯어내야 하고. 다이소에서 2000원짜리 텀블러 전용 브러시(곡선형 솔)도 하나 집어왔다. 처음엔 분해하는 데 5분 걸렸는데, 지금은 눈 감고도 1분이면 끝난다.
과탄산소다로 30분만 담가두세요
과탄산소다 1스푼(약 20g)을 미지근한 물 500ml에 녹이고 분해한 부품을 전부 담가둔다. 과탄산소다는 물 온도가 40~50도일 때 활성산소가 나오면서 곰팡이와 유기물을 분해한다. 찬물에서 효과가 거의 없으니 꼭 미지근한 물을 써야 한다. 30분쯤 지나고 꺼내 보면 물이 뿌옇게 변해 있고 곰팡이가 떨어져 나온 게 보인다. 과탄산소다 1kg 한 통이 약 5000원인데, 50번 정도 쓸 수 있으니 1회 비용은 사실상 100원도 안 된다.텀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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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담갔다고 해서 다 사라지는 건 아니다. 개스킷 홈이나 빨대 구멍 안쪽에 남아있는 곰팡이는 텀블러 전용 브러시로 직접 긁어내야 한다. 곡선형 솔이 홈에 딱 맞아서 그나마 수월하다. 그다음 깨끗한 물로 헹구고, 키친타월로 물기를 닦은 뒤 그늘에서 2시간 이상 완전히 말려준다. 실리콘 개스킷은 특히 물기가 남기 쉬우니까 반드시 분리한 상태로 말려야 한다. 이 과정을 처음엔 생략했다가 일주일 만에 다시 냄새가 나서 속상했다. 건조는 절대 건너뛰면 안 되는 단계다.
이제 2주에 한 번, 10분짜리 루틴으로 정착했어요
평소 관리: 사용 후 바로 분해해서 건조
텀블러를 다 비운 뒤엔 뚜껑을 분해해서 물로 헹구고 그늘에 말려둔다. 한 번에 새 부품처럼 만들려고 욕심내지 말고, 자주 관리해주는 게 훨씬 낫다. 나는 지금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분해해서 브러시로 살짝 닦아주고, 2주에 한 번은 과탄산소다로 담금 소독을 한다. 이 루틴으로 바꾼 지 6개월째인데 냄새는 완전히 사라졌고, 곰팡이도 다시 보이지 않는다.
꼭 챙겨야 할 포인트 세 가지
첫째, 베이킹소다와 식초 조합은 텀블러 곰팡이에 효과가 없다. 둘째, 반드시 뚜껑을 분해해서 관리해야 한다. 셋째, 과탄산소다와 미지근한 물, 전용 브러시만 있으면 비용은 거의 들지 않는다. 2년 동안 잘못된 방법으로 고생한 게 아깝기도 하지만, 덕분에 지금은 제대로 관리하는 법을 알게 됐다. 다음에 새 텀블러를 사더라도 이번엔 처음부터 분해해서 씻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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