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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심리
 

착한 사람 소리 듣기 싫어서 턱 근육에 힘을 꽉 줬더니 생긴 일

착한 사람 소리 듣기 싫어서 턱 근육에 힘을 꽉 줬더니 생긴 일

어느 날 아침, 샌드위치를 크게 한 입 베어 물려는데 턱에서 '딱!'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입을 너무 크게 벌렸나 싶었는데, 그날 이후로 음식을 씹을 때마다 턱 주변이 뻐근하고 두통까지 밀려오더라고요. 치과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엑스레이를 보기도 전에 제 얼굴 근육을 만져보시더니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요즘 뭐 억지로 참는 거 있으세요? 턱 근육이 돌덩이처럼 뭉쳐 있네요."

순간 머릿속이 멍해졌습니다. 충치도 아니고, 잇몸 질환도 아닌데 '참는 게 있냐'는 질문이라니요. 생각해보니 지난 몇 달간 제 일상은 '예스맨' 그 자체였습니다. 거절하면 상대방이 무안해할까 봐, 혹은 내가 예의 없는 사람으로 보일까 봐 속으로는 비명을 지르면서도 겉으로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알겠다고 답하곤 했거든요. 그 미소 뒤에서 제 어금니는 서로를 부수기라도 할 듯 꽉 맞물려 있었다는 사실을 그때서야 깨달았습니다.

내 턱은 왜 나 대신 화를 내고 있었을까

심리학에서는 감정이 신체적인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을 '신체화 증상'이라고 부릅니다. 제 경우에는 그 통로가 턱관절이었던 셈이죠. 우리는 보통 스트레스를 받으면 '머리가 아프다'거나 '체했다'는 표현을 자주 쓰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이 자기도 모르게 턱에 힘을 줍니다. 특히 화나 짜증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못할 때, 우리 몸은 본능적으로 입을 꾹 다물게 됩니다. 하고 싶은 말을 삼키는 행위가 물리적으로 근육의 긴장을 유발하는 것이죠.

여러분도 한번 지금 자신의 상태를 체크해보세요. 지금 이 글을 읽는 순간, 윗니와 아랫니가 닿아 있나요? 만약 그렇다면 여러분의 턱 근육은 쉬지 못하고 일을 하는 중입니다. 원래 편안한 상태에서는 윗니와 아랫니 사이에 2~3mm 정도의 틈이 있어야 하거든요. 저는 이 사실을 알고 나서 정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잠자는 시간 빼고 거의 하루 종일 이를 악물고 살고 있었더라고요.

거절하지 못한 마음이 쌓이는 곳

제가 턱관절 통증을 겪으며 가장 먼저 시작한 건 '거절 연습'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어요. 동료가 업무를 미룰 때, 친구가 무리한 부탁을 할 때 "죄송하지만 지금은 어려울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게 마치 큰 죄를 짓는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거절의 말을 내뱉는 순간, 꽉 조여 있던 제 턱 근육에 미세한 틈이 생기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하나 들어볼게요. 금요일 저녁, 정말 쉬고 싶은데 친한 지인이 갑자기 자기 고민을 들어달라며 만나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예전 같으면 "피곤해 죽겠지만 가야지 뭐..." 하며 나갔을 텐데, 그날은 턱의 통증을 떠올리며 솔직하게 답했습니다. "오늘은 제가 에너지가 너무 없어서 푹 쉬고 싶어요. 다음에 기운 좋을 때 맛있는 거 먹으면서 이야기 들을게요!"라고요. 그랬더니 상대방은 의외로 담백하게 "그래, 푹 쉬어!"라고 답해왔습니다. 세상이 무너지지도 않았고, 그 친구가 저를 미워하지도 않았습니다. 단지 제 턱만 조금 더 편안해졌을 뿐입니다.

입안의 쉼표, 'M' 발음법

심리적인 습관을 고치는 것과 동시에 물리적인 이완도 병행했습니다. 제가 효과를 본 아주 간단한 방법 하나를 공유해 드릴게요. 바로 입술을 가볍게 다문 상태에서 영어 알파벳 'M'을 발음하듯 소리를 내보는 거예요. '음~' 하고 소리를 내면 자연스럽게 윗니와 아랫니가 떨어지고 혀가 입천장에 가볍게 닿게 됩니다. 이 상태가 턱 근육이 가장 이완된 상태라고 해요.착한

저는 업무 중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누군가와 불편한 대화를 해야 할 때 마음속으로 이 '음~'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턱에 힘만 빼도 뇌가 '아, 지금 위험한 상황이 아니구나'라고 인지해서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더라고요. 마음이 몸을 지배하기도 하지만, 거꾸로 몸의 긴장을 풀어줌으로써 마음을 진정시킬 수도 있는 셈입니다.

착한 사람이라는 감옥에서 걸어 나오기

결국 턱관절 통증은 저에게 '너 자신을 좀 더 돌봐라'는 몸의 경고등이었습니다. 타인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기 위해 나 자신에게는 얼마나 가혹한 사람이었는지 돌아보게 되었죠. 이제 저는 누군가 저를 '착하다'고 평가하는 것보다, 제가 스스로를 '편안하다'고 느끼는 상태를 더 소중히 여깁니다.

혹시 여러분도 이유 없는 두통이나 어깨 결림, 혹은 저처럼 턱 주변의 뻐근함을 느끼고 계시나요? 그렇다면 잠시 거울을 보고 내 얼굴이 너무 잔뜩 긴장하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보세요.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어봐 주세요. "내가 지금 남의 눈치를 보느라 내 몸에 너무 힘을 주고 있는 건 아닐까?"라고요. 때로는 조금 까칠한 사람이 되는 것이, 내 턱관절과 마음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만큼은 윗니와 아랫니 사이를 살짝 띄우고, 나를 힘들게 했던 무리한 부탁들에 대해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작은 용기를 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턱이, 그리고 여러분의 마음이 훨씬 더 가벼워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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