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니, 내가 300만 원이나 들여서 맞춘 이 컴퓨터가 왜 10년 전에 쓰던 투박한 노트북보다 반응이 굼뜬 것 같지?" 분명 사양은 괴물 급인데, 이상하게 웹 서핑을 하거나 워드 작업을 할 때 미묘한 딜레이가 느껴지는 거예요. 마우스 커서가 아주 미세하게 툭툭 끊기는 그 기분, 아마 예민한 분들이라면 공감하실 겁니다. 도대체 내 소중한 CPU 자원을 누가 뒤에서 몰래 갉아먹고 있는 건지 화가 나기 시작했죠.
그래서 지난 주말, 작정하고 컴퓨터를 뒤집어엎었습니다. 단순히 포맷을 하는 게 아니라, 윈도우라는 OS가 기본적으로 깔고 가는 온갖 '불필요한 짐'들을 다 덜어내기로 한 거죠. 이름하여 윈도우 다이어트 도전기입니다.
아니, 램 32기가인데 왜 가만히 있어도 8기가를 쓰죠?
가장 먼저 저를 당황하게 만든 건 작업 관리자였어요. 부팅 직후 아무것도 안 켰는데 램 점유율이 벌써 25%를 넘어가고 있더라고요. 요즘 윈도우는 정말 '오지랖'이 넓습니다. 제가 쓰지도 않는 뉴스 위젯, 날씨 정보, 그리고 MS Edge 브라우저의 백그라운드 프로세스들이 이미 자리를 떡하니 잡고 있었죠. 심지어 저는 엑셀이나 파워포인트를 쓰지도 않는데 오피스 관련 서비스들이 대기 조로 상주하고 있었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지금 작업 관리자(Ctrl+Shift+Esc)를 한번 켜보세요. '프로세스' 탭을 보면 아마 이름도 모를 서비스들이 수십 개 떠 있을 겁니다. "이거 지워도 되나?" 싶은 것들이 태반이죠. 하지만 이 녀석들이 하나하나 모여서 우리의 소중한 전력을 낭비하고 CPU를 괴롭히고 있었던 겁니다. 저는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칼질'을 시작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심어놓은 ‘스파이’들과의 전쟁
가장 짜증 났던 부분은 바로 '원격 분석(Telemetry)' 데이터 전송 시스템이었어요. 윈도우는 사용자가 어떻게 컴퓨터를 쓰는지 정보를 수집해서 본사로 보냅니다. 뭐, 더 나은 환경을 만든다는 명목이지만 우리 입장에선 그냥 리소스 도둑일 뿐이죠. 설정 창에서 끄는 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레지스트리까지 건드려가며 이 '보고 체계'를 차단하고 나니, 신기하게도 인터넷 브라우저의 반응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더라고요.
여기에 윈도우 기본 앱들도 가만두지 않았습니다. 계산기나 메모장 정도야 남겨두겠지만, Xbox Game Bar나 각종 프로모션 앱들은 저에게 전혀 필요가 없거든요. 특히 윈도우를 새로 깔면 자동으로 깔리는 '캔디 크러쉬' 같은 게임들을 보고 있으면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내가 게임 하려고 이 돈 들여 컴퓨터 샀나?" 싶은 현타가 오는 순간이죠. 이런 것들을 PowerShell 스크립트를 이용해 통째로 날려버렸습니다.
스크립트 한 줄로 지워지는 수많은 ‘쓰레기’들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요즘은 오픈 소스 커뮤니티에서 제공하는 최적화 도구들이 정말 잘 나와 있습니다. 저는 'Chris Titus Tech'나 'Tiny11' 같은 프로젝트들을 참고해서 윈도우를 말 그대로 뼈대만 남기고 다 깎아냈어요. 클릭 몇 번에 수백 개의 백그라운드 서비스가 비활성화되고, 불필요한 시각 효과가 꺼지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묘한 쾌감이 느껴집니다.새로
과정 중에 "이러다 부팅 안 되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이 엄습할 때도 있었어요. 실제로 한 번은 네트워크 드라이버 설정까지 건드렸다가 인터넷이 안 돼서 식은땀을 흘리며 복구하기도 했죠. 하지만 그런 시행착오 끝에 만난 제 컴퓨터의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부팅 속도가 5초 내외로 줄어든 건 물론이고, 무엇보다 마우스 클릭 한 번, 창 하나 뜨는 반응 속도가 '즉각적'으로 변했거든요.
다이어트 성공 후, 진짜 ‘도구’가 된 내 컴퓨터
모든 작업을 마치고 난 뒤, 제 컴퓨터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기계가 되었습니다. 램 점유율은 2기가 미만으로 떨어졌고, CPU 팬 소음도 훨씬 정숙해졌죠. 마치 거추장스러운 정장을 벗어 던지고 가벼운 운동복으로 갈아입은 듯한 가벼움이었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제가 낸 하드웨어 비용의 100%를 제가 온전히 쓰고 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우리는 보통 새 전자기기를 사면 그 모습 그대로 쓰는 것에 익숙합니다. 하지만 제조사가 정해준 가이드라인이 항상 정답은 아니에요. 특히 소프트웨어 과포화 상태인 요즘 같은 시대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가끔은 내 도구가 나를 방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혹시 지금 쓰는 컴퓨터가 이유 없이 느리게 느껴지시나요? 그렇다면 새로운 부품을 사기 전에, 윈도우 안에 숨어있는 무거운 짐들을 먼저 덜어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물론 중요한 데이터 백업은 필수라는 사실, 절대 잊지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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