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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슈
 

치킨값 3만 원 시대, 뉴스가 말 안 해주는 '프랜차이즈 수수료'의 구조적 덫

2026년 8월, 통계청이 발표한 외식물가 상승률을 보면 치킨 한 마리 평균 가격이 3만 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동시에 발표된 또 다른 수치가 있다. 프랜차이즈 본부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1.4%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가맹점주 평균 영업이익률은 3.1%에 불과하다. 배달비와 원자재값 상승을 핑계로 소비자 가격은 올랐는데, 정작 그 돈은 어디로 흘러갔을까. 숫자 뒤에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구조적 역설이 숨어 있다.

치킨가게 점주 부담

오르는 치킨값, 얇아지는 점주의 몫

2024년 기준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는 약 8조 원으로 추산된다. 업계 1위 브랜드의 경우 가맹점 수가 2,400개를 넘어섰다. 문제는 이 시장이 커질수록 본부와 점주의 격차도 커진다는 점이다.

로열티의 두 얼굴

프랜차이즈 본부가 점주에게 부과하는 로열티는 매출의 2~5% 수준이다. 여기에 광고비, 교육비, 물류비 명목의 각종 부담금이 붙는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의 공개 장부에 따르면 월 매출 2,500만 원 기준으로 본부에 납부하는 금액은 로열티 75만 원, 광고비 25만 원, 물류 마진 약 180만 원으로 총 280만 원에 달한다. 점주가 손에 쥐는 순이익은 평균 80만 원 안팎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로열티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본부가 정한 필수 품목(소스, 치킨무, 포장재)의 공급가에 포함된 숨은 마진을 더하면 점주가 본부에 사실상 헌납하는 금액은 총매출의 11~15%에 이른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분석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가맹사업 현황 자료에서도 본부의 주된 수익원이 로열티가 아닌 물류·납품 마진이라는 점이 확인된다.

배달수수료 인상

좁아지는 선택지, 본사의 일방적 규칙

가맹점주가 겪는 어려움은 단순히 금전적인 것만이 아니다. 본부의 일방적인 영업정책 변화가 점주의 생존을 좌우하는 구조도 문제다.

배달 앱 수수료의 전가 구조

2025년 기준 배달 앱 중개 수수료는 건당 6.8~9.8% 수준으로 책정됐다. 소비자가 치킨 한 마리에 3만 원을 지불하면 그중 약 2,300원이 배달 앱에, 1,800원이 본부에, 그리고 실제 원재료비와 인건비를 제외하면 점주에게 남는 몫은 1,000원도 채 되지 않는다. 더 결정적인 문제는 본부가 점주에게 배달 할인 쿠폰 제공을 사실상 강제한다는 점이다. 반값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면 점주의 부담만 커지는 구조다. 공정위 조사 결과, 10개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중 8곳이 점주에게 할인 비용의 일부를 강제로 부담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프랜차이즈 출점 경쟁

과거의 성공 공식, 현재의 덫이 되다

프랜차이즈 창업은 한때 성공적인 자영업 진입 장벽을 낮춰준 모델이었다. 하지만 시장이 포화되면서 이 공식이 역으로 작동하고 있다.치킨값

출점 경쟁과 상권 자기잠식

2025년 말 기준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약 3만 6,000개로, 단일 업종으로는 가장 많은 규모다. 인구 1,400명당 한 곳꼴이다. 본부는 신규 가맹점을 내는 즉시 가맹비와 물류 납품 계약으로 수익을 얻기 때문에 같은 상권에도 계속해서 점포를 늘린다. 서울의 한 상권에는 반경 500m 안에 같은 브랜드 치킨집이 3개가 들어섰고, 인근 상권의 점주 매출은 40% 이상 감소했다. 본부 입장에서 총 매출은 유지되지만, 같은 브랜드 점주끼리 서로의 매출을 잠식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일본은 2002년, 미국은 1980년대에 이와 같은 프랜차이즈 포화 문제를 겪고 나서 본부의 일방적인 출점 제한 규제를 도입했다. 일본 공정거래위원회는 동일 상권 내 동일 브랜드 출점을 금지하는 가이드라인을 시행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21년 가맹사업법 개정으로 '상권영향평가서' 제도가 도입됐지만, 제출 의무가 없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통계 뒤에 숨은 가장 냉혹한 숫자

2026년 상반기 기준, 프랜차이즈 치킨 점주의 평균 생존 연수는 3.2년이다. 창업 1년 안에 문을 닫는 비율은 24%, 3년 안에 폐업하는 비율은 46%에 달한다. 반면 같은 기간 본부의 평균 존속 기간은 17.4년으로 집계됐다. 점주가 버티지 못해 폐업하면 본부는 즉시 새 가맹비를 받고 다음 점주를 모집한다. 이 과정에서 창업 실패로 인한 금전적 손실은 고스란히 개인에게 돌아간다.

치킨값이 오를 때마다 소비자는 부담을 느끼고, 점주는 원가 부담을 호소한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 구조적으로 이득을 보는 쪽은 언제나 본부 쪽이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3만 원 중 점주에게 돌아가는 몫이 1,000원도 안 되는 현실, 그리고 그 사실조차 점주들이 쉽게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프랜차이즈 구조. 매출 8조 원이라는 시장의 성장 신화 뒤에는 언제든 교체 가능한 점주의 희생이 자리하고 있다.

치킨값 3만 원 시대, 우리는 과연 누구의 치킨을 사 먹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로열티를 감당할 수 없는 수많은 점주에게 '자영업의 꿈'이라는 말은 어떤 의미로 남아 있을까. 이 구조가 유지되는 한, 다음에 오르는 것은 치킨값일까, 아니면 점주의 빚일까.

#치킨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로열티 #상권포화 #자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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