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안전교육 받았다"는데, 실제로는 학교마다 다른 기준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전국 초등학교 3학년 학생 40만 명이 올해 '생존수영' 의무 교육을 받는다고 교육부가 발표했다. 언뜻 보면 좋은 정책이지만, 실제 현장은 혼란스럽다. 같은 나라의 학교인데 어떤 곳은 실외 수영장에서 4주간 집중 교육을 하고, 어떤 곳은 체육관 풀에서 2주간만 진행한다. 교사 자격도, 커리큘럼도, 평가 기준도 제각각이다.
교육 통일이 아닌 편차, 지역과 학교 형편에 따라 갈린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절반 이상이 생존수영 교육의 세부 실행 기준을 '학교 자율'로 정하고 있다. 의무 교육이라는 명목은 있지만, 실제로는 학교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한다는 뜻이다. 수도권 대형 초등학교와 지방 소규모 학교의 교육 질 격차는 생각보다 크다. 시설 좋은 학교는 전문 강사를 고용하지만, 시설 부족한 학교는 담임이나 체육교사가 직접 가르친다. 수료증을 주는 기준도 '기본 동작 습득'부터 '50m 완주'까지 천차만별이다.
시설 부족으로 실습 시간 대폭 축소되는 현실
실내 수영장이 없는 읍면 지역 학교들은 인근 시설을 빌려야 하는데, 이용료와 이동 시간이 걸린다. 결과적으로 교육 시간은 줄어들고 비용은 학부모에게 돌아간다. 일부 지역은 '수상 안전 이론 교육'으로 실습을 대체하는 경우도 있다. 이론만 배운 아이가 실제 상황에서 얼마나 대응할 수 있을까. 통계상으로는 '의무 교육 이수'로 집계되지만, 실제 안전 역량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안전교육 전문성의 부재, 누가 가르치는가가 중요한데
교사 자격과 교육 내용의 불일치
일반 체육교사라고 생존수영을 전문으로 아는 건 아니다. 2주 단기 연수만으로 교육을 담당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외부 전문 강사를 쓰는 학교들도 있는데, 이 경우 강사 선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자격증 종류도 (사)대한적십자, 대한수상안전협회, 국가공인자격 등 여러 갈래라 신뢰도가 다르다. 같은 '생존수영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서도 교육 수준 편차는 크다.034
의무화된 정책이 형식만 남기는 구조
교육부 차원의 통일된 교육과정과 평가 기준이 부재하다는 게 핵심이다. 2017년 도입된 생존수영 의무 교육이 지금까지 7년이 지났는데도 전국 표준이 없다. 교육청마다 지침이 다르고, 학교마다 해석이 다르다. 의무 교육 이수율은 높아도, 실제 안전 역량 검증 없이 '교육받은 것'으로만 처리된다. 아이들의 실제 생존수영 능력을 측정하는 국가 차원의 통일 기준이 있는가. 없다.
당신이 다니던 학교와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받는 안전교육 수준이 같을까. '의무 교육'이라는 이름이 정말로 모든 아이에게 같은 기회와 질을 보장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