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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슈
 

"장애인 고용률 35%"라던데, 실제로 월급 받고 일하는 사람은 절반도 안 되는 이유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장애인 경제활동참여율은 35.2%였다. 신문은 "전년 대비 증가세"라고 보도했다. 언뜻 긍정적인 수치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 숫자 뒤에는 일을 하고도 생활 수준이 나아지지 않은 채로 남겨진 사람들의 현실이 숨어 있다. 실제로 장애인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최저임금 근처이고, 정규직 비율은 30% 미만이다.

사무실에서 휠체어를 탄 여성 근로자

통계에 갇힌 "고용"의 정의

고용률 수치의 함정

통계청과 보건복지부가 말하는 고용률에는 주 5시간 이상 일하는 모든 사람이 포함된다. 일주일에 3~4시간만 일하는 사람도 집계되고, 월 40만원대 일당 노동을 하는 사람도 포함된다. 이를 "직업을 갖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OECD 국가들이 기준으로 삼는 "일자리의 질" 지표를 보면 한국 장애인 근로자는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시간당 임금, 고용 안정성, 사회보험 가입률에서 비장애인 대비 현저히 뒤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의 무게

한국 장애인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약 150만원대다. 이는 최저임금으로 월 180시간을 일한 수준이다. 전체 근로자 평균임금이 350만원 대를 넘는 상황에서, 이것이 "고용"이라는 단어로 충분히 설명되는지 의문이다. 더 문제는 이 임금이 지난 5년간 크게 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최저임금은 매년 올랐지만, 실제 장애인 근로자가 받는 임금의 상승률은 인플레이션을 따라가지 못했다.

저임금 일자리의 일상성

정규직 거부의 구조

비정규직의 악순환

장애인 근로자 중 정규직 비율은 약 28%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기간제, 임시직, 일용직 신분으로 일한다. 이들은 급여 외에 퇴직금, 연차, 상여금 같은 복리후생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장애인을 고용할 때 받는 세제 혜택이 있어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은 "리스크"로 본다. 재계약 또는 해고가 쉬운 비정규직 구조가 장애인 일자리의 표준이 된 것이다.

중증장애인의 고용 불가능성

통계는 "장애인"을 하나로 묶지만, 현장은 다르다. 지체장애, 청각장애처럼 경증으로 분류되는 장애인의 고용률과 중증장애인의 고용률은 극명히 다르다. 중증장애인의 경제활동참여율은 10% 미만이다. 이들은 고용 통계에서 분자에는 포함되지 않으면서도, 돌봄 부담으로 인해 경제활동에서 배제된다. 정부의 장애인 고용 정책은 사실상 경증장애인 중심으로만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노동 현장의 불평등

보조금 일자리의 한계

정부 지원 일자리의 진짜 목표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장애인 고용 지원금 제도는 기업이 장애인을 고용할 때 임금의 일정 비율을 지원한다. 이는 고용 수를 늘리는 데는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이 돈이 근로자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지원금 자체가 이미 낮은 기본급을 기준으로 책정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기업은 최저임금만 주고, 지원금으로 인건비를 충당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통계상 고용은 늘었지만, 근로자의 실질 구매력은 정체된 이유가 여기 있다.

일자리의 질 검증 시스템 부재

정부는 몇 명을 고용했는지는 추적하지만, 그들이 생활 가능한 임금을 받는지는 거의 모니터링하지 않는다. 장애인 근로자가 3개월 미만으로 이직하는 비율이 18%인데, 이를 "적응 실패"라고 표현하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최저임금 수준의 일자리는 유지 자체가 어렵다. 실질적인 일자리의 질 개선 없이 수치 증가만 추구해온 10년의 결과가 바로 지금의 현황이다.034

해외는 어떻게 하나

독일의 중증장애인 고용 의무제

독일은 직원 20명 이상의 기업에 일정 비율 이상의 중증장애인 고용을 의무화했다. 이를 어기면 기업이 내는 벌금이 상당하다. 결과적으로 독일의 중증장애인 고용률은 한국의 3배 이상이다. 단순히 "고용하라"는 규제가 아니라, 임금 기준, 근무 환경 개선, 직무 개발에 까지 정부의 개입이 세부적이다.

덴마크의 포용적 노동시장

덴마크는 고용 전 직업훈련, 고용 중 지속적 지원, 고용 후 사후관리를 패키지로 제공한다. 장애인 근로자가 받는 임금은 비장애인과 동등 원칙을 적용한다. 그 결과 장애인 경제활동참여율은 70%를 넘는다. 한국과는 다른 철학이다. "일자리 수"가 아니라 "일자리의 존엄성"을 중심으로 정책이 설계되어 있다.

구조 변화를 위한 질문들

우리는 뭘 측정하고 있나

지금까지 정부는 "몇 명을 고용했나"를 중심으로 정책을 평가했다. 하지만 장애인이 실제로 생활 가능한 임금을 받는지, 정규직으로 일할 기회가 있는지, 직무 개발과 역량 강화 기회가 있는지는 거의 측정되지 않았다. OECD 국가 중에서도 이런 식으로 "고용"을 정의하는 곳은 거의 없다. 한국이 고집하는 이 좁은 정의가 실제로 장애인의 삶을 개선했는가?

당신이 만약 월 150만원대의 임금으로 생활하면서 "고용되었다"는 말을 듣는다면, 그 단어가 정말 의미 있다고 생각할까? 통계는 증가 추세를 보여주지만, 그 뒤에 남겨진 사람들의 현실은 여전히 제자리일지도 모른다.

#장애인고용 #사회통계 #노동시장 #비정규직 #소득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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